AI Insight

창조와 창작의 AI, AI 소설가의 시대

AI의 시대, ‘예술 창작 분야’만큼은 인간만의 영역?


최근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 지능)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AI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들의 일상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는 분야들은 존재하는데요. 그 분야는 바로 문학, 음악, 미술 등 인간의 감정과 창의성을 요하는 ‘예술 창작’ 분야입니다. AI는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결과물을 도출할 뿐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물들을 창의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선도 옛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창작’ 분야에까지 AI의 진출이 본격화되며 ‘예술 창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뜨겁고, 예술 창작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의 예술 창작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AI가 쓴 국내 첫 장편 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국내 최초의 AI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지난 8월 25일, 국내 최초의 AI 장편소설을 표방하는 작품이 출간되어 화제입니다. 출판사 파람북에서 단행본으로 낸 <지금부터의 세계>가 그것으로, ‘소설 감독 김태연’과 ‘AI 소설가 비람풍’이 공동 저자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저 존재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추론을 통한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AI가 어떻게 인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설을 창작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드실 것 같은데요. 물론 AI가 인간과 같이 하나의 고유한 주체로서 상상력을 발휘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해 낸 것은 아닙니다.

<지금부터의 세계>는 김태연 ‘소설 감독’이 글의 주제와 소재, 배경, 캐릭터를 설정해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AI 비람풍은 이것을 가지고 상황을 추론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김 감독이 ‘용감한 공주가 사악한 왕자에게 사로잡힌 아름다운 용을 구출하러 가는 이야기를 써 달라’라고 AI를 설정하고, 도입 부분을 작성하면 AI 비람풍이 그에 맞춰 세부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방식이죠. ‘소설 감독’이라는 생소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해요.

< AI 소설가 비람풍의 글 작성 방법 >

  1. AI가 최소 1000권이 넘는 단행본과 소설, 뉴스 기사, 논문 등 학습
  2. 김태연 감독이 글의 주제와 소재, 배경, 캐릭터를 설정해 스토리보드 작성
  3. AI가 상황을 추론해 문장 작성


AI 소설에 대한 오랜 시도들 


AI의 소설 집필은 이미 과거에도 많은 시도가 있었는데요. 2008년 러시아에서 첫 AI기반 단행본 소설이 나왔고, 2016년 일본에서는 AI가 쓴 SF 단편소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 호시 신이치 문학상의 1차 예심을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국내에서는 KT가 주관하는 ‘인공지능소설공모전’이 개최되기도 했죠.

같은 해에 구글의 지원을 받아 출판된 ‘1 the road’도 비평가들 사이에도 꽤 호평을 받은 최초의 AI소설 중의 하나입니다. Ross Goodwin가 저자로 등재되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AI에 의해 구성된 실험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시도한 Goodwin은 전업 소설가가 아니라 구글 머신러닝팀의 Creative Technologist였는데요, 자동차에 GPS, 시계, 마이크 등의 다양한 센서들을 설치하고 텍스트 샘플을 학습한 AI와 연결합니다. 그리고 이 AI와 함께 뉴욕에서 뉴올리언스까지 운전을 하게 되는데요, 소설은 이 여정에서 수집된 음성, 지리적 위치 등의 데이터들을 사용해서 AI가 스스로 문장을 만들고 영수증 종이에 출력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Goodwin은 이 소설에서 오타가 있거나 문장에 오류가 있더라도 수정하지 않고 AI가 쓴 원문 그대로를 남겨두었다고 하는데요, 나중에 AI와 사람의 문장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기록물로 남겨둔 것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1 the road’에서 본 문장을 다른 곳에서 발견한다면 ‘이 문장은 혹시 AI가 쓴 문장이 아닐까?’하고 의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책의 첫 구절은 “It was nine seventeen in the morning, and the house was heavy”으로 시작하는데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지 않나요? 아마 전체 소설을 읽다보면 AI의 문장 생성 패턴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1 the road, Ross Goodwin, 2018, 최초의 AI 소설 중 하나


AI의 다양한 창작 활동


AI는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 창작 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AI 음악 기술 기업 이모션웨이브가 자체 개발해 지난 2018년 내놓은 AI 엔진 ‘리마’는 작곡 기능에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로보틱스 기술까지 갖췄는데요. 이 ‘리마’ 기술을 이용해 국내 첫 가상 피아니스트인 ‘한울’이 탄생했습니다. 5월에 발매한 ‘한울’의 디지털 싱글 앨범에는 AI가 작곡한 경쾌한 선율의 피아노곡 ‘그린 스피릿’이 담겨있죠.

그림을 그리는 AI도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 로봇 ‘아이다'(Ai-Da)는 2019년 6월 옥스퍼드대학에서 이미 단독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AI의 역할이 두드러지는데요. 몇 장의 이미지만 있으면 그 사이의 이미지는 AI가 추론해서 그려낼 수 있기 때문에 한 편의 애니메이션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이렇듯 AI는 이미 다양한 콘텐츠를 창작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인지하지 못한 사이 AI가 만들어 낸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창작의 주도권, 인간에서 AI로?


앞서 소설 집필 과정을 설명드린 것처럼 AI는 학습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문장들을 응용하고, 인간이 설정한 상황 안에서 글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소설을 완성하기 때문에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AI의 ‘예술 창작’에 대해선 언제나 예술로서의 가치에 대한 의문이 꼬리표처럼 달리고, 혹자들은 ‘AI의 예술 작품에서 영혼을 느낄 수 없다.’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간이 스케치를 하면 AI가 밑작업을 맡아 그림을 완성시키는 시간이 절약되고, 다양한 악기의 음을 학습한 AI를 통해 컴퓨터 한 대로 교향곡의 작곡이 가능해지듯이, AI가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죠. 이런 시각은 AI와 인간의 역할을 이분화하고, 한계를 꼬집기보다는 AI를 활용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집중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인식하는 AI에서 ‘창조하는 AI’로


기억을 조금 더듬어 우리가 처음 접했던 AI가 무엇이었나 떠올려 볼까요? 알렉사, 클로바, 지니 등 이름은 다를 수 있지만 스마트 스피커에게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외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지 않으셨을까 해요. 요즘 SNS부터 각종 광고까지 활약하고 있는 가상 인간 로지와 비교해 보면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기존에는 단순히 인간이 입력한 정보를 인식하는 AI에 그쳤다면 이제 정보들을 학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AI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인간의 영역과 AI의 영역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배척했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했겠죠? AI의 무한한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그 영역을 보다 공격적으로 확장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보다 편리하고 멋진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스위치’ 역시 기존의 ‘인식하는 AI’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창조하는 AI’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스위치 커넥트’의 ‘스마트 회의’ 기능이 그 첫 발걸음인데요. 통화한 후 그 내용을 기록한 뒤, 대화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고, 주요한 키워드를 뽑아서 제공하는 아틀라스랩스의 웹 서비스입니다. 보통은 사람이 대화 내용을 도태로 주관적으로 판단해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게 되는데요, 스위치 커넥트에서는 AI 기술이 사람의 요약 판단을 대신해줍니다. 긴 통화나 회의 내용을 시간을 들여서 다시 듣지 않고 한눈에 파악하고 싶다면, 스위치 커넥트를 이용해 보세요. 나를 대신해서 알아서 착착 정리를 해주니 정말 편리하겠죠?

통화 내용을 관리할 수 있는 스위치의 웹 서비스 ‘스위치 커넥트’


이번 글을 통해서 소설, 음악, 미술 그리고 비즈니스 영역에 이르기까지 창조하는 AI의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봤는데요,  앞으로 어떤 ‘창조하는 AI’가 등장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대화로 기록되는 순간들,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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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1_the_Road#/media/File:1_the_road,_cover.jpg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220502&memberNo=43686621